오늘 모실 분

근대 정치철학의 아버지 · 만인의 전쟁을 계약으로 잠재운 스승

토머스 홉스 초상

1588 ~ 1679

오늘 저자와의 대화에 토머스 홉스를 모셨습니다. 반갑게 맞아 주세요. 그는 스페인 무적함대가 밀려온다는 소문 속에 달을 다 채우지 못하고 태어나 "공포와 나는 쌍둥이로 태어났다"고 말했고, 마흔이 되어서야 기하학을 만나 세상을 하나하나 증명하듯 설명하려 한 사람입니다. 잉글랜드가 왕과 의회로 갈라져 서로를 죽이던 내전의 한복판에서, 그는 '왜 인간은 서로를 두려워하는가, 그럼에도 어떻게 하면 평화롭게 함께 살 수 있는가'를 끝까지 물었습니다. 그 답이 바로 『리바이어던』이지요. 일곱 개의 방을 따라 그가 살았던 격동의 시대, 공포와 망명으로 점철된 생애, '만인에 대한 만인의 전쟁'과 '사회계약'이라는 통찰, 그리고 오늘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까지 차근차근 둘러보며 그를 알아가 보세요.

여기서부터 일곱 개의 방이 이어집니다. 천천히 걸어 내려가면, 마지막 방에서 그분이 당신에게 묻습니다.

살던 시대

왕의 목이 잘리고, 새로운 과학이 세상을 다시 설명하던 격변의 세기

근대 초기 · 17세기 잉글랜드 (과학혁명과 종교·내전의 시대)

홉스의 생애(1588–1679)는 잉글랜드 역사상 가장 피비린내 나는 세기와 겹칩니다. 왕권신수설을 내세운 스튜어트 왕조와 권한을 요구한 의회가 충돌하여 잉글랜드 내전(1642–1651)이 터졌고, 1649년에는 유럽 역사상 처음으로 국왕 찰스 1세가 재판을 거쳐 공개 처형되었습니다. 이어 크롬웰의 공화정(Commonwealth)이 들어섰다가, 1660년 왕정복고로 다시 왕이 돌아왔습니다. 홉스에게 '질서가 무너지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는 책 속 이야기가 아니라 눈앞에서 본 현실이었습니다.

유럽 대륙도 30년 전쟁(1618–1648)으로 신교와 구교가 서로를 학살하던 시대였습니다. 종교의 이름으로 사람들이 서로를 죽이는 광경은, 홉스가 왜 '누가 무엇을 믿을지 판정할 최종 권위'를 그토록 중시했는지 이해하는 열쇠가 됩니다. 그는 분열된 권위, 곧 여러 세력이 저마다 '정의'와 '신의 뜻'을 주장하는 상황이야말로 내전과 혼란의 뿌리라고 보았습니다.

동시에 이 시대는 과학혁명의 절정이었습니다. 갈릴레오가 운동을 수학으로 기술하고, 하비가 혈액 순환을 밝히고, 데카르트가 세계를 기계로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홉스는 이 '새로운 과학'에 매료되어, 물체의 운동을 설명하듯 인간의 정념과 사회도 원인과 결과의 사슬로 설명하려 했습니다. 그가 정치를 '기하학처럼' 증명하려 한 것은 바로 이 과학혁명의 자식이었기 때문입니다.

같은 시대를 살던 사람들

  • 갈릴레오 갈릴레이 (1564–1642)1636년 이탈리아에서 만난 과학자 — 운동의 과학이 홉스 유물론·기계론의 토대가 됨
  • 르네 데카르트 (1596–1650)동시대 철학 라이벌 — 『성찰』에 반론을 제출하며 논쟁. 데카르트의 이원론에 맞선 유물론자
  • 프랜시스 베이컨 (1561–1626)젊은 시절 한때 비서로 도우며 그의 사상을 받아 적음 — 경험·귀납의 영향
  • 찰스 2세 (1630–1685)파리 망명 시절 홉스가 수학을 가르친 왕세자 — 훗날 왕정복고 후 홉스를 보호하고 연금을 줌
  • 존 월리스 (1616–1703)옥스퍼드 수학자 — 홉스의 '원적 문제(원의 정사각형화)' 오류를 두고 오래 논쟁한 맞수

살아오신 길

공포와 함께 태어나, 91년을 살며 시대의 미움을 견디다

홉스는 1588년 4월 잉글랜드 남서부 웨스트포트(맘즈베리 인근)에서 태어났습니다. 마침 스페인 무적함대가 침공한다는 소문이 돌던 때라, 놀란 어머니가 그를 예정보다 일찍 낳았다고 전해집니다. 훗날 그는 이 일화를 두고 "공포와 나는 쌍둥이로 태어났다"고 회상했는데, 평생 인간을 움직이는 근본 동력으로 '두려움'을 지목한 그의 사상을 예고하는 말처럼 들립니다. 성직자였던 아버지는 다른 성직자와 다툰 뒤 가족을 떠났고, 어린 홉스는 넉넉한 숙부의 도움으로 자랐습니다.

재능이 일찍 드러난 그는 열다섯 무렵 옥스퍼드(모들린 홀)에 들어갑니다. 다만 당시 대학을 지배하던 스콜라식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는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1608년경 학업을 마친 뒤 캐번디시 가문(데번셔 백작가)의 가정교사가 되는데, 이 인연은 평생 이어져 그는 이 귀족 가문의 보호 아래 연구하고 유럽을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제자들과 함께한 여러 차례의 '대륙 여행(그랜드 투어)'에서 그는 파리의 학자들, 그리고 이탈리아의 갈릴레오를 만나 새로운 과학에 눈을 뜹니다.

인생의 전환점은 마흔 무렵(1629년경) 우연히 유클리드의 『기하학 원론』을 펼친 순간이었습니다. 전기 작가 오브리에 따르면, 홉스는 피타고라스 정리를 보고 처음엔 "그럴 리 없다"며 믿지 못했으나, 증명을 거슬러 올라가며 하나씩 따라가다 마침내 완전히 설득당했다고 합니다. 이 경험은 그에게 '몇 개의 명확한 정의에서 출발해 엄밀히 추론하면 확실한 진리에 이른다'는 확신을 심어 주었고, 그는 이 기하학적 방법을 정치와 도덕에 그대로 적용하려 했습니다.

1640년, 왕과 의회의 갈등이 내전으로 치닫자 홉스는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담은 원고가 위험을 부를까 두려워 프랑스 파리로 자진 망명합니다. 스스로 "조국을 떠난 첫 사람"이라 했을 만큼 이른 피신이었지요. 파리에서 11년을 머무는 동안 그는 미래의 찰스 2세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데카르트와 논쟁하며, 마침내 필생의 역작을 완성합니다. 1651년 『리바이어던』이 출간되었고, 그는 이내 잉글랜드로 돌아와 크롬웰 치하의 공화정에 순응하며 지냈습니다.

1660년 왕정복고 후 옛 제자 찰스 2세는 홉스에게 연금을 주며 보호했지만, 세상은 그를 곱게 보지 않았습니다. 『리바이어던』의 유물론과 성경 비판 때문에 그는 '맘즈베리의 괴물', 심지어 무신론자로 몰렸고, 1666년 대역병과 런던 대화재 뒤에는 의회가 무신론 조사에 나서 그의 위험한 책들이 거론되었습니다. 결국 그는 잉글랜드에서 논쟁적 주제의 출판을 금지당합니다. 그럼에도 그는 만년까지 붓을 놓지 않아, 여든 넘어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번역했습니다. 1679년 12월, 향년 91세로 캐번디시 가문의 하드윅 홀에서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한 사람의 한평생

  1. 1588

    0

    출생 — 잉글랜드 웨스트포트(맘즈베리 인근)

    무적함대 침공 소문 속 조산. "공포와 나는 쌍둥이로 태어났다."

  2. 1603경

    15

    옥스퍼드(모들린 홀) 입학

    당시 대학의 스콜라 철학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함.

  3. 1608경

    20

    캐번디시 가문 가정교사 시작

    데번셔 백작가와 평생의 후원 관계. 유럽 여행의 발판.

  4. 1629경

    40

    기하학과의 만남 · 투키디데스 번역 출간

    유클리드 『원론』에서 증명의 힘을 발견 — 방법의 전환점.

  5. 1636

    47

    이탈리아에서 갈릴레오를 만남

    운동의 과학이 유물론·기계론적 인간관의 토대가 됨.

  6. 1640

    51

    내전 전운 속 파리로 자진 망명

    정치 원고가 화를 부를까 두려워 11년간 프랑스 체류.

  7. 1642

    54

    『시민론(De Cive)』 출간

    정치철학 3부작 중 먼저 세상에 나온 부분.

  8. 1651

    63

    『리바이어던』 출간 · 귀국

    필생의 역작 완성 후 잉글랜드로 돌아옴.

  9. 1666

    78

    의회의 무신론 조사 · 출판 제한

    대역병·대화재 뒤 '맘즈베리의 괴물'로 몰림.

  10. 1679

    91

    별세 — 하드윅 홀

    뇌졸중으로 사망. 만년까지 호메로스를 번역함.

사건 ①: 1629년경, 마흔에 만난 기하학 — 방법의 발견

우연히 펼친 유클리드 『원론』의 피타고라스 정리 앞에서, 홉스는 처음엔 믿지 못했으나 증명을 거슬러 따라가다 결국 설득당했습니다. 몇 개의 명확한 정의에서 엄밀히 추론하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진리에 이른다 — 이 확신이 그의 평생 방법이 됩니다. 그는 이 기하학적 연역을 정치와 도덕에도 그대로 적용해, '정의(定義)에서 출발하는 정치과학'을 세우려 했습니다.

사건 ②: 1636년, 갈릴레오와 기계론 — 세계는 운동이다

이탈리아에서 만난 갈릴레오에게서 홉스는 '모든 것은 운동하는 물체'라는 통찰을 얻습니다. 그는 이를 끝까지 밀어붙여, 감각도 상상도 정념도 결국 몸속 물질의 운동이라고 보았습니다. 인간을 신비로운 영혼이 아니라 정교한 기계로 본 이 유물론이, 훗날 '이성은 계산일 뿐'이라는 놀라운 주장과 근대 인간관의 출발점이 됩니다.

사건 ③: 1640–1651년, 내전과 망명 — 『리바이어던』의 산실

왕과 의회가 서로를 죽이는 내전을 피해 파리로 망명한 11년은, 역설적으로 그의 사상이 무르익은 시간이었습니다. 질서가 무너진 자리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서로의 적이 되는지를 직접 목격한 그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전쟁'을 끝낼 유일한 길로 강력한 공동 권력, 곧 리바이어던을 제시했습니다. 그의 정치철학은 책상 위 사변이 아니라 시대의 상처에서 태어났습니다.

핵심 생각

자연 상태 · 자연법 · 사회계약 · 리바이어던 · 절대 주권

홉스의 정치철학은 하나의 사고실험에서 출발합니다. 만약 정부도 법도 없는 자연 상태(state of nature)라면 인간은 어떻게 살까? 그의 답은 냉정합니다. 사람은 대체로 평등한 힘을 지녔고 저마다 자기를 지키려 하기에, 서로를 불신하고 다투게 되어 결국 만인에 대한 만인의 전쟁에 빠진다는 것입니다. 그런 삶은 "고독하고, 가난하고, 험하고, 잔인하고, 짧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이 비참에서 벗어날 두 가지 힘이 있습니다. 죽음에 대한 공포와, 평화의 조건을 일러 주는 이성입니다. 이성이 발견한 규칙이 곧 자연법이며, 그 으뜸은 "평화를 추구하라"입니다. 평화를 위해 사람들은 서로 계약(신약)을 맺어 자신의 권리를 한 사람 또는 한 회의체에 양도하고, 이렇게 태어난 '인공적 인간'이 바로 코먼웰스=리바이어던입니다. 이 공동 권력의 의지가 곧 법이 되고, 그 권한(주권)은 분할되거나 되돌려질 수 없을 만큼 강력해야 혼란을 막을 수 있다고 그는 보았습니다. 다만 그 절대적 권력도 목적은 하나 — 신민의 보호와 평화입니다.

어려운 한자말이 나와도 겁내지 마세요. 뜻을 먼저 적어 두었습니다. 뜻만 알아도 충분합니다.

자연 상태와 만인에 대한 만인의 전쟁

bellum omnium contra omnes · state of nature

정부·법·공동 권력이 없는 가상의 상태. 사람들은 힘에서 대체로 평등하고 같은 것을 원하기에 경쟁·불신·명예욕(다툼의 세 원인)으로 서로의 적이 됩니다. 승자도 안전하지 않은 '만인 대 만인의 전쟁'이 그 결말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인간의 삶은 고독하고, 가난하고, 험하고, 잔인하며, 짧다 — 『리바이어던』 13장

자연법 — 평화를 추구하라

Lex Naturalis · law of nature

이성이 발견하는 자기보존의 규칙. 제1 자연법은 "평화를 추구하고 그것을 따르라", 제2 자연법은 "평화를 위해 남들도 그렇게 한다면 만물에 대한 자신의 권리를 내려놓으라"입니다. 홉스에게 자연법은 신비한 명령이 아니라 '살아남으려면 지켜야 할 합리적 조건'입니다.

모든 사람은 평화를 얻을 희망이 있는 한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 — 『리바이어던』 14장

사회계약 (신약·맹약)

covenant · social contract

각자가 "나는 나를 다스릴 권리를 이 사람(회의체)에게 넘긴다, 너도 그리한다면"이라고 서로 약속하며 자연권을 양도하는 상호 계약. 국가는 하늘이 내린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이 합의로 '만들어진다'는, 근대 사회계약론의 출발점입니다.

칼이 뒷받침하지 않는 계약은 한낱 말에 지나지 않아 사람을 지켜 주지 못한다 — 『리바이어던』 17장

리바이어던 (코먼웰스·인공적 인간)

Leviathan · Civitas · commonwealth

계약을 통해 뭇 사람의 의지가 하나로 모여 태어난 '인공적 인간'이자 '가사(可死)의 신'. 주권은 그 영혼, 관리는 관절, 법은 이성과 의지에 해당합니다. 성경 속 거대한 바다 괴물의 이름을 빌려, 무엇에도 굴하지 않는 공동 권력의 위엄을 표현했습니다.

기예로써 저 위대한 리바이어던, 곧 코먼웰스라 불리는 인공적 인간이 만들어진다 — 『리바이어던』 서론

주권과 절대 주권

Sovereignty · sovereign power

코먼웰스를 살아 있게 하는 최고 권력. 입법·재판·전쟁·강화·관리 임명·교리 판정의 권한이 여기 모입니다. 홉스는 이 권력이 나뉘거나(권력 분립) 흔들리면 국가가 다시 내전으로 병든다고 보아, 주권은 분할 불가능하고 사실상 절대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분할된 왕국은 지탱될 수 없다 — 주권의 분할은 국가의 질병이다 — 『리바이어던』 29장 취지

보호와 복종

protection and obedience · protection-obedience

신민이 주권자에게 복종하는 이유는 오직 '보호받기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복종의 의무는 주권자가 그를 지켜 줄 수 있는 동안만 지속됩니다. 국가가 더 이상 생명을 지켜 주지 못하면 복종의 끈도 풀린다는 이 원칙은, 절대 권력론 안에 담긴 '자기보존'이라는 최후의 개인적 권리입니다.

보호와 복종의 관계는 서로를 지탱하는 상호적인 것이다 — 『리바이어던』 21장 취지

이성은 계산이다 (유물론적 인간)

Reason is but Reckoning · reason

홉스는 감각·상상·정념을 모두 몸속 물질의 운동으로 설명한 유물론자였습니다. 그에게 사고란 이름(말)들을 더하고 빼는 '계산'이며, 이성은 곧 셈하기입니다. 인간을 정교한 기계로 본 이 관점은 훗날 마음을 계산으로 보는 인지과학·인공지능의 먼 조상으로 꼽힙니다.

사람이 추론할 때 하는 일은 더하고 빼는 셈에 지나지 않는다 — 『리바이어던』 5장

남기신 글

『리바이어던』 — 근대 정치철학의 초석이 된 한 권

홉스는 세계 전체를 하나의 체계로 설명하려 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철학을 물체(De Corpore)·인간(De Homine)·시민(De Cive) 세 부분으로 기획했는데, 정작 세상을 뒤흔든 것은 이 3부작을 하나로 녹여 대중이 읽을 영어로 쓴 『리바이어던』(1651)이었습니다. 그는 라틴어 학술서 대신 모국어로, 성경까지 끌어와 논증하며 '누구나 읽고 따질 수 있는 정치과학'을 지향했습니다. 아래 저작들은 모두 실재하는 역사적 문헌이며, 이 도서관에는 그 대표작 『리바이어던』이 소장되어 있습니다.

리바이어던

1651 (영어)

Leviathan, or The Matter, Forme and Power of a Common-Wealth

인간론(감각·정념·이성)에서 출발해 자연 상태·자연법·사회계약을 거쳐 코먼웰스와 교회 권력까지 4부로 전개한 홉스의 대표작. '만인에 대한 만인의 전쟁'과 '리바이어던'이라는 이미지로 근대 국가론의 원형을 세웠습니다. 이 도서관 소장본입니다.

시민론

1642 (라틴어) · 1647 증보

De Cive (The Citizen)

정치철학 3부작 중 가장 먼저 출간된 부분으로, 자연 상태·계약·주권의 골격을 라틴어로 제시했습니다.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이자, 또한 신이기도 하다"는 유명한 헌사가 이 책에 실려 있습니다.

법의 원리

1640 (필사본 유포)

The Elements of Law, Natural and Politic

홉스의 정치사상이 처음 체계적으로 담긴 초기 원고. 출판되지 않고 필사본으로 돌았지만, 그 대담한 절대주권론이 화를 부를까 두려워 홉스가 파리로 망명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체론 · 인간론

1655 · 1658 (라틴어)

De Corpore (1655) · De Homine (1658)

'철학의 원리' 3부작 가운데 물체(자연학·논리학)와 인간(감각·언어)을 다룬 두 권. 물체의 운동에서 인간의 마음까지 하나의 원리로 잇는 홉스의 유물론적 세계 체계가 여기서 완성됩니다.

베헤못

집필 1668경 · 사후 1681 출간

Behemoth (The Long Parliament)

잉글랜드 내전의 원인을 짚은 역사서. 리바이어던(질서)에 맞세운 또 다른 성서 속 괴물 '베헤못'을 제목으로 삼아, 혼란과 내전이 어떻게 잉태되는지를 대화체로 분석했습니다. 생전 출판을 허가받지 못해 사후에 나왔습니다.

『베헤못』은 홉스 사후에 출간되었으며, 그가 남긴 원고의 판본에 따라 내용에 차이가 있어 인용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다시, 읽다

이분이 직접 쓴 문장입니다. 소리 내어 한 번 읽어 보세요 — 이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입니다.

the life of man, solitary, poore, nasty, brutish, and short.
그런 상태에서 인간의 삶은 고독하고, 가난하고, 험하고, 잔인하며, 짧다.
— 「『리바이어던』 13장
Seek Peace, and follow it.
평화를 추구하고, 그것을 따르라. (제1 자연법)
— 「『리바이어던』 14장
that great LEVIATHAN called a COMMON-WEALTH… which is but an Artificiall Man.
기예로써 저 위대한 리바이어던, 곧 코먼웰스라 불리는 인공적 인간이 만들어진다.
— 「『리바이어던』 서론
Covenants, without the Sword, are but Words, and of no strength to secure a man at all.
칼이 뒷받침하지 않는 계약은 한낱 말에 지나지 않아, 사람을 조금도 지켜 주지 못한다.
— 「『리바이어던』 17장
Homo homini lupus.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다. (홉스가 인용한 플라우투스의 경구 — 자연 상태의 인간을 가리킴)
— 「『시민론』 헌사

오늘 우리에게

AI 시대 — 질서·계약·권력을 다시 묻는다

370여 년 전 홉스가 오늘 청소년에게 말을 겁니다. 규칙 없는 공간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서로의 적이 되는지, 그 혼란을 어떤 합의로 다스릴 수 있는지를 냉정하게 물은 그의 사유는, 규칙이 아직 다 만들어지지 않은 디지털·AI 세계를 이해하는 렌즈가 됩니다. 다만 그의 통찰을 현대 문제와 잇는 것은 '확정된 정답'이 아니라 '함께 생각해 볼 실마리'로 받아 주세요.

자연 상태 (만인의 전쟁)

규범이 없는 익명 온라인 공간

규칙과 심판이 없는 익명의 인터넷은 종종 '작은 자연 상태'처럼 서로를 공격합니다. 무엇이 그 다툼을 만들고, 무엇이 그것을 멈추게 하는지를 묻는 자원입니다.

사회계약

플랫폼 이용약관·디지털 거버넌스

우리가 '동의' 버튼을 누르는 이용약관은 일종의 계약입니다. 누가 온라인 세계의 규칙을 정하고 우리는 무엇에 동의하는가 — 계약론은 이 물음의 출발점입니다.

리바이어던 (거대 권력)

거대 플랫폼·감시와 데이터 권력

질서와 안전을 위해 큰 권력에 힘을 몰아주면, 그 권력이 우리를 감시할 수도 있습니다. '리바이어던'은 안전을 지키는 수호자이자 통제자라는 양면을 함께 생각하게 합니다.

보호와 복종

안전 대 자유 · 프라이버시 대 보안

얼마만큼의 감시·통제를 안전의 대가로 받아들일 것인가. 홉스의 '보호받는 만큼 복종한다'는 원칙은 프라이버시와 보안의 균형을 저울질하는 틀이 됩니다.

이성은 계산이다

'생각하는 기계'와 인공지능

"추론은 곧 셈하기"라는 홉스의 말은, 마음을 계산으로 보는 오늘의 인공지능을 예고한 듯합니다. 그렇다면 계산으로 다 담기지 않는 인간다움은 무엇인지 되묻게 합니다.

공포와 정념

분노·공포를 증폭하는 추천 알고리즘

홉스는 공포가 사람을 움직이는 힘임을 꿰뚫었습니다. 분노와 두려움을 부추겨 시선을 끄는 오늘의 알고리즘을 돌아보게 하는 통찰입니다.

홉스는 반드시 균형 있게 소개해야 하는 사상가입니다. 그는 내전의 참상을 끝내려는 절박함에서 강력한 주권을 옹호했지만, 그 논리는 권력의 분립과 저항권을 부정하는 방향으로 읽혀 오늘의 민주주의·인권 관점에서는 강하게 비판받습니다. 실제로 그의 뒤를 이은 로크와 루소는 홉스에 반박하며 '동의에 기반한 제한된 정부'와 '저항할 권리'를 발전시켰습니다. 따라서 홉스는 '정답'이 아니라, 근대 정치철학이 함께 딛고 넘어선 출발점으로 소개하는 것이 옳습니다. 동시에 그가 국가를 신의 뜻이 아니라 사람들의 계약으로 설명하고, 만인의 자연적 평등에서 논의를 시작한 점은 근대 사상의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됩니다. 또 '무신론자'라는 당대의 비난은 그를 공격하기 위한 정치적 낙인의 성격이 컸다는 점도 함께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당신 차례

이제, 토머스 홉스와 직접 만나보세요

당신은 일곱 개의 방을 모두 둘러보았습니다. 홉스는 인간의 두려움을 냉정하게 응시하고, 그 두려움에서 오히려 평화의 조건을 이끌어 낸 사람입니다. 그는 아름다운 이상보다 '무엇이 우리를 서로의 적으로 만드는가'를 먼저 묻고, 정의를 내리는 데서 논의를 시작하기를 좋아합니다. 그의 결론에 꼭 동의할 필요는 없습니다 — 오히려 반박하며 더 나은 답을 찾는 것이 그와 대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바로 대화하기'에서 그가 당신의 질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고 오세요

그대로 옮겨 적어도 됩니다.

  • 정부가 하나도 없다면 사람들은 정말 서로 싸우게 될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요.
  • '만인에 대한 만인의 전쟁'을 멈추려면 왜 그렇게 강한 권력이 필요한가요?
  • 우리가 이용약관에 '동의'를 누르는 것도 선생님이 말한 사회계약인가요?
  • 안전을 위해 자유를 얼마나 내줘야 하나요? 감시받는 것이 정말 평화인가요?
  • '이성은 계산일 뿐'이라면, 인공지능도 사람처럼 생각한다고 할 수 있나요?
  • 리바이어던 같은 거대한 권력이 도리어 사람을 위협하면 어떻게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