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모실 분

자유주의의 문을 연 철학자 · 생명·자유·재산의 권리를 물은 스승

존 로크 초상

1632 ~ 1704

오늘 저자와의 대화에 존 로크를 모셨습니다. 반갑게 맞아 주세요. 그는 왕의 목이 잘리고 나라가 뒤집히던 17세기 잉글랜드에서, 의사로 출발해 한 정치가의 생명을 구하며 정치의 세계로 들어선 사람입니다. "모든 권력은 왕에게서 나온다"는 오래된 믿음에 맞서, 그는 "권력은 본래 사람들에게 있으며 정부는 그들의 동의로 세워진 신탁(信託)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생명·자유·재산은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권리이고, 그 신탁을 저버린 정부에는 저항할 수 있다는 그의 생각은 훗날 미국 독립선언과 근대 헌법의 뿌리가 됩니다. 일곱 개의 방을 따라 그가 살았던 격동의 세기, 섀프츠베리와의 운명적 만남과 망명, '자연 상태'와 '사회계약'을 묻는 정치철학, 그리고 오늘 우리에게 남긴 물음까지 차근차근 둘러보며 그를 알아가 보세요.

여기서부터 일곱 개의 방이 이어집니다. 천천히 걸어 내려가면, 마지막 방에서 그분이 당신에게 묻습니다.

살던 시대

왕의 목이 잘리고 다시 왕이 쫓겨나던, 근대가 태어난 한 세기

17세기 잉글랜드 · 내전·혁명과 과학혁명의 세기 (1632–1704)

로크의 생애(1632–1704)는 잉글랜드 역사에서 가장 격렬했던 세기와 겹칩니다. 그가 열 살 무렵 잉글랜드 내전(1642–1651)이 터졌고, 1649년에는 왕 찰스 1세가 재판을 거쳐 처형되는 전례 없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어 크롬웰의 공화국(Commonwealth)이 들어섰다가, 1660년 왕정복고로 찰스 2세가 돌아오고, 다시 1688년 명예혁명으로 제임스 2세가 쫓겨나고 윌리엄과 메리가 즉위합니다. 왕권이란 무엇이며 그 정당성은 어디서 오는가 — 로크의 평생의 물음은 바로 이 흔들리는 왕좌를 배경으로 태어났습니다.

사상적으로는 과학혁명이 절정에 이른 시대였습니다. 1660년 왕립학회(Royal Society)가 설립되어 프랜시스 베이컨의 실험정신을 이어받았고, 로버트 보일·아이작 뉴턴 같은 이들이 관찰과 실험으로 자연의 법칙을 밝혀 갔습니다. 옥스퍼드에서 의학을 배우고 왕립학회 회원이 된 로크 역시, 타고난 관념이 아니라 경험에서 지식이 온다는 경험론(empiricism)의 태도를 정치와 인식 양쪽에 새겼습니다.

동시에 종교 갈등이 사회를 갈랐습니다. 가톨릭과 개신교, 국교회(Anglican)와 비국교도(Dissenter)가 충돌했고, 신앙을 국가가 강제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 뜨거웠습니다. 정치에서는 로버트 필머 경의 『파트리아르카』가 "왕권은 아담에게서 물려받은 신이 준 권리"라는 왕권신수설을 되살렸고, 제임스의 왕위 계승을 둘러싼 배제 위기(1679–1681)가 나라를 양분했습니다. 로크의 대표작 『통치론』은 바로 이 논쟁의 한복판에서 벼려진 글입니다.

같은 시대를 살던 사람들

  • 섀프츠베리 백작 (1st Earl of Shaftesbury, 1621–1683)로크가 생명을 구한 정치가 · 평생의 후원자이자 휘그(Whig)의 지도자 — 로크를 정치의 세계로 이끈 인물
  • 토머스 홉스 (Thomas Hobbes, 1588–1679)『리바이어던』의 저자 · 사회계약론의 선배. 같은 '자연 상태'에서 출발하되 정반대 결론(절대군주)에 이른 대비 상대
  • 로버트 필머 경 (Sir Robert Filmer, ?–1653)왕권신수설을 편 『파트리아르카』의 저자 — 로크가 『제1통치론』에서 조목조목 반박한 대상
  • 아이작 뉴턴 (Isaac Newton, 1642–1727)동시대 과학혁명의 거인 · 로크가 깊이 존경하고 교유한 벗
  • 윌리엄 3세 (William III, 1650–1702)명예혁명으로 즉위한 왕 — 로크가 망명에서 돌아와 정당화한 새 체제의 군주

살아오신 길

서머셋의 청교도 집안에서 옥스퍼드로, 그리고 망명과 귀향

존 로크는 1632년 잉글랜드 서머셋의 링턴(Wrington)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시골 변호사이자 치안판사 서기였고, 내전 때 의회파(청교도) 편에 서서 기병으로 싸운 사람이었습니다. 이 청교도적·의회주의적 가풍은 훗날 로크가 자의적 권력을 경계하는 밑바탕이 됩니다. 아버지의 인맥 덕에 로크는 1647년 런던의 명문 웨스트민스터 스쿨에 들어가 엄격한 고전 교육을 받았습니다.

1652년, 스무 살에 그는 옥스퍼드 크라이스트 처치(Christ Church)에 입학합니다. 스콜라 철학 중심의 강단 교육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데카르트를 읽고 의학과 실험과학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는 학위를 받은 뒤에도 옥스퍼드에 남아 의학을 공부했고, 로버트 보일의 실험에 참여하며 1668년 왕립학회 회원으로 선출됩니다. 로크는 이론가이기 전에 관찰하고 실험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생애의 물길을 바꾼 것은 1666년 앤서니 애슐리 쿠퍼(훗날 섀프츠베리 백작)와의 만남이었습니다. 로크는 그의 주치의 겸 참모가 되어 런던 저택에 들어갔고, 1668년에는 백작의 간(肝) 종양을 배출시키는 수술을 지휘해 생명을 구합니다. 이 일로 두 사람은 깊이 맺어졌고, 로크는 당대 최고의 정치가 곁에서 통상·식민·헌법 문제를 다루며 정치철학자로 성장합니다.

그러나 섀프츠베리가 가톨릭인 제임스의 왕위 계승을 막으려던 배제 위기(1679–1681)에서 실각하자, 로크에게도 위험이 닥쳤습니다. 왕정 전복 음모(라이하우스 음모) 혐의가 번지던 1683년, 그는 네덜란드로 망명합니다. 5년여의 망명 기간 동안 그는 숨어 지내며 대표작들을 다듬었습니다.

1688년 명예혁명으로 제임스 2세가 쫓겨나자, 로크는 1689년 메리 왕비를 태운 배와 함께 귀국합니다. 바로 그해 그는 『통치론』(익명, 표지에는 1690년으로 인쇄)·『인간지성론』·『관용에 관한 편지』를 잇달아 세상에 내놓습니다. 말년에는 천식을 안고 에식스의 오츠(High Laver)에 있는 친구 매섬 부부의 저택에서 조용히 지내며 저술과 서한을 이어 갔고, 1704년 향년 72세로 눈을 감았습니다. 『통치론』이 자신의 저작임은 죽을 때까지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유언장의 부기(附記)에서야 밝혔습니다.

한 사람의 한평생

  1. 1632

    0

    출생 — 잉글랜드 서머셋 링턴

    내전 때 의회파로 싸운 청교도 법률가 집안에서 태어남.

  2. 1647

    14

    웨스트민스터 스쿨 입학

    런던의 명문교에서 고전어 중심의 엄격한 교육을 받음.

  3. 1652

    20

    옥스퍼드 크라이스트 처치 입학

    스콜라 철학보다 데카르트·의학·실험과학에 몰두.

  4. 1666

    34

    섀프츠베리 백작과의 만남

    주치의 겸 참모가 되어 정치의 세계로 들어섬. 평생의 후원자.

  5. 1668

    36

    왕립학회 회원 · 섀프츠베리 수술

    간 종양 배출 수술을 지휘해 백작의 생명을 구함.

  6. 1683

    50

    네덜란드 망명

    배제 위기·정변 음모 혐의를 피해 망명. 대표작을 다듬음.

  7. 1689

    57

    귀국 · 3대 저작 출판

    『통치론』(익명)·『인간지성론』·『관용에 관한 편지』를 잇달아 발표.

  8. 1696

    64

    무역·플랜테이션 위원회 위원

    정부의 통상·식민 정책 자문에 참여.

  9. 1704

    72

    별세 — 에식스 하이 레이버(오츠)

    친구 매섬 부부의 저택에서 조용히 눈을 감음.

사건 ①: 1666–1668년, 섀프츠베리를 만나고 그의 생명을 구하다

옥스퍼드에서 의학을 익힌 로크는 1666년 앤서니 애슐리 쿠퍼(훗날 섀프츠베리 백작)를 우연히 진료하며 인연을 맺습니다. 1668년 백작의 간 종양을 배출시키는 위험한 수술을 지휘해 생명을 구했고, 이 일로 로크는 당대 최고 정치가의 신임을 얻어 정치·헌정의 실무 한복판으로 들어섭니다. 조용한 학자가 자유주의 정치철학자가 되는 문이 여기서 열렸습니다.

사건 ②: 1679–1683년, 배제 위기와 망명 — 『통치론』이 벼려진 시간

가톨릭 왕위 계승을 막으려던 배제 위기 속에서 섀프츠베리가 몰락하고, 로크에게도 반역 혐의의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1683년 그는 네덜란드로 망명하지요. 오래도록 『통치론』은 명예혁명(1688)을 사후에 정당화한 글로 여겨졌으나, 20세기 피터 래슬릿의 연구 이후 학계는 그 상당 부분이 이 배제 위기 시기(대략 1679–1681)에 이미 쓰였다고 봅니다 — 곧 혁명의 변명이 아니라 저항의 선언에 더 가까웠던 셈입니다.

사건 ③: 1688–1690년, 명예혁명과 익명 출판 — 자유주의의 탄생

1688년 명예혁명으로 제임스 2세가 쫓겨나자 로크는 이듬해 귀국해 세 권의 책을 쏟아냅니다. 그중 『통치론』은 익명으로 출판했고 평생 자신의 저작임을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자연권·동의·저항권이라는 언어로 근대 정치의 문법을 새로 썼고, 한 세기 뒤 미국 독립선언(1776)의 "생명·자유·행복 추구"로 되살아납니다.

핵심 생각

자연 상태 · 자연권 · 노동과 재산 · 동의 · 권력분립 · 저항권

로크 정치철학의 출발점은 자연 상태(state of nature)입니다. 정부가 생기기 이전에도 사람들은 무법의 혼돈이 아니라 자연법(law of nature)이 다스리는 상태에 있었고, 그 자연법은 이성으로써 "누구도 타인의 생명·자유·재산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가르칩니다. 사람은 본래 자유롭고 평등하며, 자기 몸과 그 몸의 노동은 자기 것이므로 — 자연이 준 공유물에 자신의 노동을 섞을 때 그것은 그의 재산이 됩니다. 그러나 자연 상태에는 공정한 재판관도, 확립된 법도, 집행력도 없어 분쟁이 '전쟁 상태'로 번질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동의(consent)로써 계약을 맺어 정치사회를 세우고, 자연법을 집행할 권력을 공동체에 맡깁니다. 이렇게 세워진 정부는 주인이 아니라 신탁(trust)을 받은 수임자일 뿐이며, 권력은 입법·집행·연합권으로 나뉘고, 무엇보다 입법권조차 국민의 생명·자유·재산을 지키라는 목적에 묶여 있습니다. 만약 정부가 이 신탁을 저버리고 자의적 권력을 휘두르면, 권력은 다시 국민에게 돌아가고 국민은 저항할 권리를 갖습니다.

어려운 한자말이 나와도 겁내지 마세요. 뜻을 먼저 적어 두었습니다. 뜻만 알아도 충분합니다.

자연 상태

State of Nature

정부가 있기 이전 사람들이 놓인 상태. 홉스가 말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아니라, 자연법이 다스리는 '자유롭고 평등하되 방종하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완전한 자유가 있으나 그것을 지켜 줄 공권력이 없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사람들이 이성에 따라 함께 살며, 그들 사이를 심판할 지상의 공통 상급자가 없는 상태 — 『제2통치론』 §19

자연법

Law of Nature

이성이 밝혀 주는 도덕 법칙. "모두가 평등하고 독립적이므로, 누구도 타인의 생명·건강·자유·재산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자연 상태에서는 각자가 이 법의 집행자이기도 합니다.

이성인 자연법은 그것에 귀 기울이는 모든 인류에게 가르친다 — 『제2통치론』 §6

노동에 의한 재산

Property / Labour Theory

세계는 본래 모두에게 공유로 주어졌지만, 사람은 누구나 '자기 몸'의 소유자입니다. 따라서 공유물에 자신의 노동을 섞으면 그것은 그의 재산이 됩니다. 다만 '썩혀 버리지 말 것'과 '남에게도 충분히 남길 것'이라는 한계가 있으며, 화폐의 등장이 이 한계를 바꾸어 놓습니다.

그가 자연이 놓아둔 상태에서 끄집어낸 것에 자신의 노동을 섞은 것은 그의 재산이 된다 — 『제2통치론』 §27

동의와 사회계약

Consent / Social Contract

정치권력의 정당성은 오직 피치자의 동의에서 나옵니다. 사람들은 자연 상태의 불편함을 벗어나려 서로 계약을 맺어 하나의 정치체를 이루고, 다수의 결정에 따르기로 합의합니다. 재산을 두고 사는 것 자체를 정부에 대한 '묵시적 동의'로 보기도 합니다.

누구도 자신의 동의 없이 타인의 정치권력에 복종하도록 놓일 수 없다 — 『제2통치론』 §95

정부의 목적과 신탁

Ends of Government / Trust

사람들이 정부를 세우는 '위대하고 으뜸가는 목적'은 자신의 재산(생명·자유·자산)을 지키기 위함입니다. 그러므로 정부의 권력은 주인의 소유가 아니라 국민이 맡긴 신탁이며, 그 목적을 벗어난 권력 행사는 정당성을 잃습니다.

사람들이 국가로 결합해 정부 아래 두는 위대하고 으뜸가는 목적은 그들 재산의 보존이다 — 『제2통치론』 §124

권력 분립과 법의 지배

Separation of Powers

권력은 법을 만드는 입법권, 그것을 집행하는 집행권, 대외 관계를 다루는 연합권으로 나뉩니다. 입법권이 최고이되 그마저 자연법과 신탁에 묶여, 자의적 명령이 아니라 공포된 법으로만 다스려야 하고 동의 없는 과세는 금지되며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습니다.

동의 없이는 누구의 재산에도 세금을 매길 수 없다 — 『제2통치론』 §140

저항권과 정부의 해체

Right of Resistance

정부가 신탁을 위반하고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폭정에 빠지면, 그것은 국민과 '전쟁 상태'에 들어선 것입니다. 이때 권력은 국민에게 되돌아가며, 국민은 새 정부를 세울 저항권을 갖습니다. 지상에 판정자가 없을 때 사람들은 '하늘에 호소(appeal to heaven)'할 수 있습니다.

군주나 입법부가 신탁에 반해 행동하는지 누가 판단하는가? … 국민이 판단자가 되어야 한다 — 『제2통치론』 §240

남기신 글

근대 정치의 문법을 쓴 책 — 익명으로 세상에 나오다

로크는 1689년 한 해에 세 권의 대표작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정치를 다룬 『통치론』, 인간의 앎을 다룬 『인간지성론』, 신앙의 자유를 다룬 『관용에 관한 편지』가 그것입니다. 그중 우리 도서관이 담고 있는 것은 자유주의의 초석이 된 『통치론』입니다. 인용은 절(§) 번호로 표기합니다. (이 도서관의 원전 지식그래프는 『통치론』을 근거로 삼았으며, 아래 다른 저작은 역사적 사실로만 간략히 안내합니다.)

통치론 (제1·제2 통치론)

1689 (표지 1690, 익명 출판)

Two Treatises of Government

두 편으로 이루어진 정치철학의 고전. 『제1통치론』은 "왕권은 아담에게서 물려받은 신의 권리"라는 필머의 왕권신수설을 조목조목 반박합니다. 이어 『제2통치론』이 그 자리에 새 이론을 세웁니다 — 자연 상태, 자연법, 노동에 의한 재산, 동의에 의한 정부, 권력분립, 그리고 저항권까지. 근대 자유주의와 입헌주의, 미국 독립선언의 사상적 뿌리입니다.

인간지성론

1689

An Essay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

인간의 지식이 어디서 오는지를 물은 인식론의 고전. 로크는 태어날 때 마음은 아무것도 쓰이지 않은 '백지(白紙, tabula rasa)'와 같으며, 모든 관념은 경험(감각과 반성)에서 온다고 보았습니다. 영국 경험론의 초석이 된 책입니다.

이 저작은 이 도서관의 원전 지식그래프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는 역사적 사실로만 간략히 소개합니다.

관용에 관한 편지

1689

A Letter Concerning Toleration

신앙은 강제될 수 없다고 주장한 종교적 관용의 고전. 국가의 임무는 시민의 세속적 이익을 지키는 데 있고 영혼의 구원은 각자의 몫이므로, 국가와 교회는 그 역할을 나누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근대 정교분리와 관용 사상의 이정표입니다.

이 저작의 원문 데이터는 현재 도서관 파이프라인에서 정비 중이라, 지혜의 전당은 『통치론』을 중심으로 구성했습니다. 내용 소개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합니다.

다시, 읽다

이분이 직접 쓴 문장입니다. 소리 내어 한 번 읽어 보세요 — 이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입니다.

Where there is no Law, there is no Freedom.
법이 없는 곳에는 자유도 없다. 자유란 남의 구속과 폭력에서 벗어나는 것인데, 법이 없으면 그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제2통치론』 §57
The State of Nature has a Law of Nature to govern it, which obliges every one.
자연 상태에도 그것을 다스리는 자연법이 있어 모두를 구속한다. 그 법인 이성은, 귀 기울이는 모든 인류에게 아무도 타인의 생명·건강·자유·재산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가르친다.
— 「『제2통치론』 §6
Every Man has a Property in his own Person… The Labour of his Body… are properly his.
모든 사람은 자기 자신의 신체에 대한 소유권을 가진다. 그의 몸의 노동과 손의 작업은 온전히 그의 것이며, 그가 노동을 섞은 것은 그의 재산이 된다.
— 「『제2통치론』 §27
Men being… by Nature all free, equal, and independent, no one can be… subjected to the Political Power of another, without his own Consent.
사람은 본래 모두 자유롭고 평등하며 독립적이므로, 누구도 자신의 동의 없이는 타인의 정치권력에 복종하도록 놓일 수 없다.
— 「『제2통치론』 §95
The People shall be Judge.
군주나 입법부가 그들의 신탁에 반해 행동하는지 누가 판단하는가? … 이에 나는 답한다. 국민이 판단자가 되어야 한다.
— 「『제2통치론』 §240

오늘 우리에게

AI 시대 — 데이터·동의·플랫폼 권력을 다시 읽는다

300여 년 전 로크가 오늘 청소년에게 말을 겁니다. '내 것은 무엇이며 누가 그것을 지켜 주는가', '권력은 어디까지 정당한가'라는 그의 물음은, 데이터와 플랫폼이 우리 삶을 좌우하는 시대에 놀랍도록 새롭게 들립니다. 다만 아래의 연결은 '확정된 정답'이 아니라 '함께 생각해 볼 실마리'로 제시되는 것임을 기억해 주세요.

자연권 (생명·자유·재산)

개인정보와 데이터 소유권

내가 남긴 데이터는 누구의 '재산'인가? 로크의 재산론은 디지털 시대의 데이터 권리를 묻는 출발점이 됩니다.

동의 (consent)

약관 '동의' 클릭과 플랫폼의 정당성

읽지도 않고 누른 '동의합니다'가 진짜 동의일까? 정당한 권력은 동의에서 온다는 원칙을 플랫폼에 되묻습니다.

노동과 재산

AI 학습 데이터와 창작물의 권리

내가 노동을 섞어 만든 글·그림이 AI 학습에 흡수될 때, 그 결과물은 누구의 것인가를 따지는 자원입니다.

신탁과 저항권

알고리즘·플랫폼 권력의 남용

이용자가 맡긴 신탁을 플랫폼이 저버릴 때, '탈퇴'와 '규제 요구'는 로크가 말한 저항의 현대적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권력 분립·법의 지배

블랙박스 알고리즘의 자의적 결정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원칙을, 공개되지 않은 알고리즘의 자의적 판정에 어떻게 적용할지 묻습니다.

관용·정교분리

표현의 자유와 온라인 검열의 경계

강제될 수 없는 신념의 영역과 공동체가 규율할 영역의 경계 — 콘텐츠 모더레이션 논쟁의 오래된 뿌리입니다.

로크를 자유의 옹호자로만 소개하는 것은 절반의 진실입니다. 그는 자유·평등을 역설하면서도, 노예무역을 하던 왕립 아프리카 회사에 투자했고, 노예에 대한 주인의 절대 권력을 명시한 '캐롤라이나 기본헌법' 초안 작성에 관여했습니다. 또한 "태초에 온 세계는 아메리카였다"며 원주민의 땅을 '노동으로 개간되지 않은 공유지'로 본 그의 재산론은, 훗날 식민지 토지 수탈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되었습니다. 이는 그의 철학과 명백히 모순되는 시대적·개인적 한계로, 반드시 비판적 맥락과 함께 읽어야 합니다. 또한 『통치론』의 저술 시기나 저항권의 해석을 두고는 학계에 이견이 있어, 한 가지로 단정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제 당신 차례

이제, 존 로크와 직접 만나보세요

당신은 일곱 개의 방을 모두 둘러보았습니다. 로크는 왕좌가 흔들리던 시대에, 권력의 정당성을 왕이 아니라 사람들에게서 찾은 사람입니다. 그는 결론을 밀어붙이기보다 '자연 상태에서라면 어떠했을까'를 차근차근 따져 묻고, 내 것과 남의 것, 자유와 그 한계를 함께 저울질하기를 좋아합니다. '바로 대화하기'에서 그가 당신의 질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고 오세요

그대로 옮겨 적어도 됩니다.

  • 정부가 없던 '자연 상태'에서도 사람들이 자유로웠다면, 왜 굳이 정부를 만들었나요?
  • 제가 클릭한 '약관 동의'는 로크가 말한 진짜 '동의'인가요?
  • 내가 만든 글이나 그림이 AI 학습에 쓰인다면, 그것은 여전히 내 '재산'인가요?
  • 정부가 잘못하면 저항할 권리가 있다는데, 그 '잘못'은 누가 판단하나요?
  • 자유를 그토록 강조한 로크가 노예제와 얽혀 있었다는 건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요?
  • '법이 없으면 자유도 없다'는 말은, 규칙이 많을수록 더 자유롭다는 뜻인가요?

선생님 · 담당자를 위한 안내

교과 어디에서 만나나요

서양 근대 사회계약사상의 핵심 인물로, 인권·민주주의·헌법 단원의 단골입니다. 고1 통합사회의 '인권 보장과 헌법'에서 홉스·루소와 함께 사회계약설로 등장하며, 「윤리와 사상」·「정치와 법」에서 자연권·저항권·권력분립의 이론가로 최빈출입니다.

존 로크 교과 연계표
과목학년단원비중
고1 통합사회고1인권 보장과 헌법 — 사회계약설(자연권·저항권)빈출
수능 윤리와 사상고2-3서양 근대 사회사상 — 사회계약론·자유주의최빈출 ⭐⭐⭐
수능 정치와 법고2-3민주주의의 발전 — 자연권·권력분립·저항권빈출
수능 국어(비문학)고2-3사회·인문 지문(사회계약·재산권 개념화)가끔

홉스·로크·루소의 '자연 상태'와 사회계약을 비교하는 문항이 자주 출제됩니다. 로크는 '자연 상태=자유롭되 불안정', '저항권 인정', '제한 정부'로 홉스(절대군주)와 대비됩니다.